승객 여러분을 다시 모시기 위해 항공기를 안전하게 유지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에어아시아 그룹 내 282대의 항공기 대부분이 현재 아시아 곳곳의 공항에서 휴면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운항이 잠시 중단된 항공기는 정말 쉬고만 있을까요? 휴면 중인 항공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에어아시아 항공기가 휴면중이라고는 하지만,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란 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손길이 필요하답니다. 저희 항공사의 엔지니어 모두 다시 하늘길이 다시 열리는 날에 모든 항공기가 최상의 상태로 이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 에어아시아 그룹 엔지니어팀 최고 책임자 Banyat Hansakul
에어아시아는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규정한 항공기 유지보수 매뉴얼(AMM)에 명시된 장기 주차 절차를 따르고 있습니다. 길어진 주차기간 동안 항공기의 안전성과 내공성을 보존하기 위한 절차와 반복적인 유지보수 조치가 포함된 엄격한 매뉴얼을 따르고 있는 셈입니다.
항공기 함대를 지상에 잘 보관하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유지보수와 엔지니어링을 감독하는 업무는 항공사에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음은 지상에 주차된 항공기 함대를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한 Banyat의 설명입니다.
“저희 스스로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이 282대의 항공기를 모두 어디에 두느냐였습니다. 에어아시아에게 가장 큰 거점 지역은 쿠알라룸푸르와 방콕인데, 저희가 이용하고 있는 쿠알라룸푸르의 klia2 공항과 방콕 돈므앙 공항에 저희 항공기를 모두 주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쿠알라룸푸르에서는 항공기 일부를 klia 2 터미널의 운영기지 대신 화물 터미널에 주차하고, 방콕에서는 공항 당국이 임시 주차장으로 쓰기로 한 유도로에 일부 항공기를 주차하기로 했지만, 이 마저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끝에 푸켓 국제공항과 우타파오 국제공항(Utapao Rayong-Pattaya International Airport)과 같은 인근의 허브 공항으로 일부 항공기를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항공기의 주차기간이 1개월 미만인지 혹은 1~6개월, 6개월~1년인지에 따라 항공기에 대한 정비조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저희 엔지니어들은 각 항공기의 주차기간을 파악해야 합니다.
저희가 보유한 항공기의 대다수의 주차 기간은 1개월 줓미만과 1~6개월 카테고리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고, 각 거점 별로 인도주의적 지원과 재난 구호 임무, 화물 및 전세기 운항을 위해 배치될 몇몇 항공기는 운항이 언제든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각 항공기의 주차 위치와 기간을 결정한 후에는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항공기 동체의 세부 부품을 물리적으로 덮어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 작업은 특히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항공기에 보이는 구멍과 노출된 장비를 먼지와 곤충, 새, 이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조업체에서 승인한 덮개를 사용해 보호합니다. 엔진과 보조 동력 장치(APU)의 입구 및 출구, 비행 데이터 탐침 (예시: 피토관 탐침(pitot probe)이나 정압 포트(static port), 항체에서 볼 수 있는 안테나 모양의 튜브 등)이 이에 해당되며, 주차 시간에 따라 착륙 기어에도 부식 방지를 위해 덮개를 덮어야 합니다.
엔지니어는 매일매일 항공기를 점검해 엔진오일 및 유압오일 누출과 같은 기술적 이상징후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앞서 장착된 덮개가 보호가 필요한 곳을 온전하게 감싸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 단위로 행해지는 검사 외에도, 비행 데이터 탐침을 비롯한 다양한 항공기 부품에 대한 주기적인 물청소와 세척을 진행합니다. 이는 지상에 주차되어 있는 동안 생길 수 있는 잔여물이 항공기 동체에 쌓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아래는 Banyat가 소개하는 일화 입니다.
“날씨 변화를 포함해 자연 환경이 항공기 항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매일매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죠. 3월 항공기 휴면이 결정된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 저희 엔지니어팀은 돈므앙 국제 공항에 주차되어 있는 에어버스 A330 기종의 한 항공기 날개 아래에서 새 둥지를 발견한 적도 있거든요.”
“운항이 중단된 항공기에서 둥지를 튼 새나 벌과 같은 곤충이 발견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잘 알려진 문제기 때문에 특이한 일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찾아든 특별 손님을 항공기에서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관계당국의 협조를 구했고, 이 과정에서 다친 동물은 없었습니다.”
승객을 언제든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기
항공기 바퀴에 압력이 가해지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바퀴가 평평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공기를 견인해 앞뒤로 움직이게 하거나 바퀴가 회전할 수 있도록 잭으로 고정해 타이어에 가해지는 압력을 해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엔지니어는 또한 엔진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AMM이 명시해둔 일정에 따라 항공기 엔진과 APU에 주기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작업도 진행합니다.
항공기가 지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항공기 설정도 바꾸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배터리를 분리하고, 공기 밸브 등 항공기 동체 곳곳에 있는 공기 유입구를 닫아두기 위해 ‘디치 모드(ditching mode, 기내로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줌)’를 활성화하고, 비행 데이터 탐침 커버가 녹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탐침과 창문 난방 시스템 연결을 해제하는 등의 작업이 이에 해당됩니다.
한편, 하루에 수백 편의 항공편을 운항하는 항공사에게 이번과 같은 긴 휴지기는 항공기의 대청소를 진행하고 객실 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 보기드문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객실 내 모든 탈착이 가능한 패널을 열어 철저히 청소하는데, 객실 벽 패널과 갤리(galley, 객실 승무원이 음식을 준비하는 장소), 화장실, 심지어 조종석 머리 위의 패널까지 모두 청소합니다. 카펫과 커튼은 세탁하고, 좌석의 팔걸이와 테이블 등 객실 내에서 볼 수 있는 표면을 고성능 소독제로 닦아내는 작업도 진행합니다.
아래는 Banyat가 전하는 승객들에게 전하는 다짐의 한 마디 입니다.
“크기가 큰 항공기를 유지하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항공기가 휴지기에 들어가면 엔지니어팀과 지상팀 간에 협업과 세심한 조율이 상시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쉼이 더 멀리 걷기 위한 좋은 방편이란 말이 있죠. 감염병 대유행이 끝나는 날, 우리는 다시 승객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을겁니다. 그 날을 위해 항공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